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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학교는 그들을 돕지 못했다>
'내게 연주가 오래 기억되는 학생이 된 것은 학년의 마지막,2월이었다.학급 문집은 만들려고 받았던 설문 조사에 있던 "2학년 3반은 ㅡ이다"라는 빈칸에 연주가 쓴 것은 "없어져야 할 반"이었다.첫 담임으로 고군부투하면서 나름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그 문장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12쪽)
<학교는 그들을 돕지 못했다>(교육공동체벗,2026년)의 저자는 올해 15년 차 중등 교사다.오선 교사는 첫 꼭지 글을 "연주와 기정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로 시작한다.꼭 그래야만 할 이유가 있는 것처럼.
연주는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다.손이 많이 가는 학생들이 많았던 학급이어서 조용한 연주에게까지는 손이 가지 않았다.그럼 기정이는 어땠을까?기정이 자퇴하고 1년쯤 뒤에 걸려온 전화를 오 교사는 잊지 못한다.
"선생님 왜 그러셨어요?" 바로 그 말이었다.원망의 말이었을 것이다.그로 인해 기정에게 죄책감을 가지게 된 오 교사는 "기정은 상처를 입었고 나는 그 상처에 지분이 있다"라고 술회하고 있다.
'기정 이후로 나는 학생들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그러나 그때도 그랬어야 했다.기정에게는 기정 자신은 단 한 사람뿐이고 기정의 열여덟 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단 한 번의 열여덟이기 때문이다.' (17쪽)
교육에는 연습이 없다.연주나 기정이나 그들의 열여덟은 단 한 번의 열여덟이기 때문이다.이 책은 성공담보다는 실패담이 많다.그 원인과 책임을 저자는 교사인 자기 자신에게 돌리고 있지만 전직 교사인 내 눈에는 개인 교사의 실패라기보다는 학교의 실패로 보인다.<학교는 그들을 돕지 못했다> 제목에 동의하는 이유다.하지만 저자는 좀처럼 학교 핑계를 대지 않는다.
다만,그때 만약 학교가 이렇게 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하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마음을 내비칠 뿐이다.초임 시절에는 학교 분위기나 선배 교사들의 눈치도 살펴야 했기에 상상 속에서 하는 경우가 많았다.그 최종 피해자는 언제나 학생들이었다.이 책은 자기 성찰과 자책으로 가득 차 있다.안타까울 정도다.
나는 학생들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경호의 거짓말'이란 제목의 글에서는 이런 안타까움이 조금 더 깊어진다.경호는 담임을 맡기 전부터 유명한 사고뭉치로 낙인이 찍혀 있었다.경호는 섬세한 감정을 가졌지만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화를 참지 못했다.그러던 어느 날,경호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가 된다.피해자는 다른 학년의 학생이었다.처음 경호는 솔직하게 사실을 인정했으나 바로 다음 날부터 부모의 개입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고 진실은 수면 아래로 사라진다.
그 후 사건은 지리한 법적인 공방으로 이어진다.긴 시간이 흐르고 경호는 '혐의 없음' 처분을 받는다.진실은 분명 존재하지만 법에 의해 부정된 것이다.오 교사는 "나는 끝까지 경호와 이 사건에 대해 말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자조 섞인 고백을 하고 있다.경호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깨끗하게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아이"라고 믿고 있었기에 오 교사의 안타까움은 더 컸다.
학년이 끝나 가던 어느 날,경호는 또 무엇인가 잘못을 했고 교무실에 불러 긴 이야기를 나눈다.저자는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번 정직과 책임에 대해 강조한다.'잘못을 할 수는 있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책임지고 다시는 그 잘못을 하지 않으면 된다.그러면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다'라고.
이때 만약 부모의 개입이 없었다면 경호는 담임의 말을 듣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지 않았을까?그 결과 사건도 잘 매듭이 되었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의 본질이자 존재 이유인 배움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리라.하지만 현실은 달랐고 경호 이야기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영리한 경호는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아들었을 것이다.하지만 내 말을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다.경호가 경험에서 배운 것은 아예 반대되는 것들이었으니까.' (21쪽)
1부 '숨겨진 교실의 이야기'에는 연주와 기정,국내 블록 체인 스타트 업경호 말고도 단지 눈치가 없어서 따돌림의 대상이 된 동민이의 경우처럼 학교에서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울 수만 있다면 쉽게 해결될 수도 있는 수많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그러나 지금 우리 교육은 이 부분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미 곪아서 터진 폭력에만 관심을 기울이지 말고 폭력을 만들어 내는 환경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자신에게나 속내를 털어놓듯 외치는 이유다.
1부의 마지막 꼭지 제목은 '나쁜 학생을 사랑하는 일'이다.인우는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받은 학대에 대한 분노를 학교에 와서 푸는 아이다.매일 다양한 폭력을 행사하는 인우를 매일 혼내고 매일 상담하고 어머니와 매일 통화해야 할 정도였다.
그런 인우가 어느 날 수업 시간 다른 때와는 달리 조용했다.인우는 점심시간 운동장에 나갔다가 주워 온 벌집 조각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다.거친 욕을 하고 주먹을 휘두르던 인우의 얼굴 위로 자연에 호기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맑은 얼굴이 겹쳐진다.명호와 관희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아이들에게는 악마로 기억될지도 모르는 아이들이지만 어느 한순간 천사의 모습을 보기도 하는 것이다.이런 경우,"교사의 판단과 감정만 믿는 것은 오만이다"라고 생각하면서도 "나쁜 행동을 하는 학생을 사랑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진상 학부모' 때문에 불안증까지 얻었지만.
오 교사는 저자 소개에 "2020년,2024년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했습니다.'두려움은 용기다'라고 믿고 살아가려고 합니다"라고 적었다.두려움과 용기는 동류항으로 묶을 수 없다.두려움은 용기를 죽이는 요인이 될 수 있으니 형용모순인 셈이다.그래도 그렇게 믿고 살아가겠다는 거다.
이 책 2부에 학교폭력 담당교사로서 겪은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학교폭력 가해와 피해로 명명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보고서이기도 하다.학교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학교폭력법'의 건조한 매뉴얼이 비켜 간 학생들의 진짜 삶들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내가 만난 어떤 아이가 무슨 얘기를 할 때 머뭇거렸고 어느 시점에서 용기를 냈는지 지켜본 사람과 그 모든 과정이 끝나고 이야기들이 건조한 문장으로 바뀌어 만들어진 보고서만 읽는 사람은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132쪽)
한편,오 교사는 학교폭력 업무를 하면서 불안증이라는 병을 얻는다."본질적인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계기가 된 것은 흔히 말하는 '진상 학부모'였다고 토로한다.그로 인해 2년 넘게 병원을 다니는 신세가 된다.그런 '진상 학부모'들을 오 교사는 원망하고 미워했을까?"놀랍게도 전혀 그렇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너무 힘들어 동료 교사들,가족과 친구들에게 험담을 한 적도 있으나 사실은 그때에도 "그들의 비이성적인 행동들이 이해되었기 때문에 그들을 진심으로 미워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사고 패턴은 대체로 비슷하다.내 아이가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것 같지 않은데 이런 일로 징계를 받고 생기부에 지워지지 않는 낙인이 생겨야 한다니 받아들일 수 없다.혹은 내 아이가 이런 피해를 입었는데 이대로 두면 가해자가 제대로 징계를 받지도 않을 것 같고 내 아이가 회복될 것 같지도 않다.변호사든 뭐든 찾아서 끝까지 싸워야한다.그래야 내 아이를 지킬 수 있다.' (125쪽)
다만,저자가 우려한 것은 이러한 '진상 학부모'들로 인해 교육이 들어설 자리가 협소해지는 것이다.그로 인한 최종 피해자는 학생일 수밖에 없다.배움의 기회가 상실되거나 훼손되기 때문이다.그것은 교육의 본질을 위협하는 일이었기에 가슴이 타들어갔을 것이다.이 책에는 그런 사례들이 다수 소개된다.이 책을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양육자)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이유다.
이 책의 3부에서는 "폭력이 아닌 평화가 학교공동체에 자리잡기를 꿈꾸며 실패하고 절망한 그 자리에서 희망을 찾고 싶어하는" 저자의 바람과 실천들을 만날 수 있다.'회복적 생활 교육'에 대한 저자의 고민과 사색들도 함께 접할 수 있다.
오 교사는 "좋은 말들만 둥둥 떠다니는 공허한 낙관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하면서도 "희망이 없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희망은 있어야만 한다.학생들은 행복하게,적어도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힘주어 말한다.닫힌 교육이 열리기를 희망하는 모든 교사와 시민 학부모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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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소녀상을 세우는 데 앞장선 한정화 재독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코협) 대표는 2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녀상 앞에서 낙엽을 쓸다 보면 시민들이 소녀상을 만나게 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국내 블록 체인 스타트 업,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테크노경영전공 교수는 “미국 투자자에 대한 우선 배상이 이뤄져 한국 피해자에게 줄 자산은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