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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정당성 키운 특별결의…더 센 규제로
KB·신한·우리·하나 회장,3연임 문 닫히나
JP모건 20년째 한 CEO…일률적 제한 우려도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카지노 오두석김승유·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을 끝으로 금융지주사 '장수 최고경영자(CEO) 시대'가 막을 내릴 조짐이다.
금융당국이 지주사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주주총회 '특별결의(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만으로 장기 연임에 제동을 걸기 어렵다고 보고 아예 연임 횟수 자체를 제한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부패한 이너서클' 질타 7개월 만에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이 나오는 건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부패한 '이너써클'이 생겨서 자신들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계속 지배권을 행사하는데 그냥 방치할 일 아니다"고 직격한지 7개월 만이다.▷관련기사 : 이 대통령,금융지주 겨냥 "부패한 이너서클 돌아가며 지배권 행사"(2025.12.19)
선진화 방안에는 지배구조법을 개정해 금융지주 회장 3연임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연임의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금융당국은 당초 3연임 안건을 주총 특별결의 대상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청와대와의 조율 과정에서 더 강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 지연…'더 쎈' 규제 나오나(2026.03.19)
진옥동·임종룡 2029년까지…양종희도 두 번째가 마지막
올해 연임에 성공한 금융지주 회장들은 출석 주주 찬성률을 기준으로 특별결의 요건인 3분의 2를 크게 웃돌았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출석주주 기준 88.0%,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99.3%,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91.9%의 찬성으로 연임를 확정했다.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려는 제도가 현직 회장의 연임을 견제하기보다 오히려 정당성을 더하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3연임 전면 제한은 지금까지 나온 대책 가운데 가장 강력한 조치"라면서 "금융지주 지분 구조와 과거 주총 표결 성향을 고려할 때 특별결의가 실질적인 견제 장치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해 (금융당국이) 완전 제한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연임 금지가 법제화되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현 임기가 끝나는 2029년 3월 물러나야 한다.양종희 KB금융 회장도 올해 연임에 성공하면 두 번째 임기가 마지막이 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2028년 3월 만 71세가 돼,현행 내부 연령 제한만으로도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라응찬·김승유·김정태·윤종규 전 회장과 김기홍 회장처럼 3연임 이상을 이어가며 지주사를 장기간 이끄는 사례는 앞으로 없어질 전망이다.
"CEO 임기는 주주가 결정"…관치논란 재점화
다만 민간 금융회사 회장의 연임을 법으로 직접 제한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장기 재임한 CEO가 쌓은 경영성과까지 일률적인 임기 제한으로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다.
CEO의 임기는 실적을 토대로 이사회와 주주가 결정할 사안이지,당국이 법으로 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경영 개입이라는 지적이다.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2006년부터 CEO를 맡고 있다.국내의 경우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9년간 그룹을 이끌며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입지를 굳혔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지주는 민간 주주회사인 만큼 회장 연임 여부는 임기 횟수가 아니라 능력과 성과를 기준으로 주주가 판단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금융업은 누가 경영해도 잘 굴러간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이런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특별결의가 지배구조 개선의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출석 주주의 과반수가 연임에 찬성하더라도 3분의 2를 넘지 못하면 안건이 부결되기 때문이다.반대로 3분의 1을 조금 넘는 반대 주주가 다수 주주의 결정을 막을 수 있어 지분이 분산된 금융지주에서는 일부 기관투자가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회장 연임 횟수를 법으로 제한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법률 검토는 끝났다"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춰 다소 이례적이라는 지적은 수긍하지만 이를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조치'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지나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