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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의 달리기
‘우중런’하는 사람들
비가 와도 예정대로 뛰는 건
불편 감수할 만한 기쁨 때문
모자 꼭 쓰고 찻길은 피해야
친구들과 함께 달리면 든든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비?어쩌라고?약간의 허세,아니 단단한 마음이다.대한민국에서 비 온다고 못 뛰고 눈 온다고 못 뛰고 춥다고 못 뛰고 덥다고 못 뛰면 1년에 뛸 수 있는 날이 며칠 될까?그래서 그냥 뛰기로 했다.미세먼지‘매우 나쁨’인 날만 제외하고 말이다.
너무 당연하고,맞는 말이다.옷도 더러워지고 집으로 돌아갈 때 불편하고,행색이 꾀죄죄해지며 머리카락도 빠질 수 있다.무엇보다 인간은 비를 맞지 않기 위해 우산을 발명했다.그러니까 비를 맞으며 달리는 건 이상하긴 한 거다.이 글을 쓰며 문득 생각해보니 비 오는 날 안 뛰고 싶은 건 당연한 거긴 하네.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면,비를 맞으며 달리는 이상함과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예정대로 달리는 것 자체가 훨씬 소중해서다.그게 뭘까?
나는 매일 달린다.이 루틴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비를 맞으며 뛸 만큼 절대적이지는 않다.나는 비 맞으며 달리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언젠가 친구들과 함께 남산 둘레길을 달리기로 한 적이 있다.예보상 비가 내릴 것이 예정되어 있었지만,러너다운 긍정 의지로 비가 오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비는 왔다.비가 오는데 모여서 서로를 바라보니,와,나처럼 이상한 사람들이 있구나,와,내 달리기 친구들이 나처럼 이상한 사람이라서 좋구나,와,포커 마운틴나만 이상한 게 아니어서 더 좋구나,생각하며 좋았다.그래서 비를 뚫고 남산을 향해 달려갔다.힘들지가 않았다.어차피 흠뻑 젖었으니 더 젖어도 상관이 없었고,나만 꾀죄죄한 게 아니라 같이 꾀죄죄하니 안도감 비슷한 것도 느꼈다.남산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풍경은 낯설었다.그런 풍경은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안개가 도심을 포근하게 덮고,번잡함을 차분하게 만들고,그래서 모든 것이 가까스로 새로워지는 풍경이었다.슬픔은 잊고 기쁨의 작은 씨앗을 소중히 품으라는 전언 같은 거였다.
이우성 콘텐츠 제작사 미남컴퍼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