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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 기자 ]
전문가 3인 진단…"10년 전 경주지진 반복 가능성 대비해야"
공공 내진율 82.7% vs 민간 18%…"피해는 결국 준비 수준이 좌우"
'규모 7.1' 지난 7월28일 일본 구마모토를 강타한 강진은 사망자 38명과 부상자 380여 명을 냈고,주택 1만3000여 채가 파손됐다.현재도 수만 가구가 단수 상태를 겪고 있다.
흔들림은 바다를 건너 한반도까지 전해졌다.부산 등 남부 지역에서는 760여 건의 진동 신고가 접수됐고,성인영화사이트링크모음건물 위층에서도 흔들림을 느낄 수 있는 계기진도 3이 관측됐다.
왜 일본 지진이 한국까지 영향을 미쳤을까.이런 흔들림은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그리고 우리 건물은 버틸 수 있을까.시사저널은 지진의 성격과 재발 가능성,국내 건축물의 내진 실태를 세 명의 전문가에게 물었다.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이번 지진의 특성을,이현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한반도 지진 가능성을,한상환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국내 내진 현실을 짚었다.
'장주기 지진동,서울·부산 초고층 흔들 수 있나'
이번 지진 이후 가장 큰 관심은 장주기 지진동이었다.김광희 교수는 먼저 이번 지진의 성격부터 바로잡았다.이번 지진은 판경계 해구에서 발생한 지진이 아니라 지하 약 16㎞ 내륙 지각에서 발생한 주향이동 단층 지진이라는 것이다.따라서 "일본 지진은 모두 장주기 지진동이 강하다"는 일반적인 인식은 이번 사례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주기 지진동 자체를 판경계 지진만의 현상으로 볼 수도 없다고 했다.김 교수는 "중대형 내륙 지진도 장주기 성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판경계 지진은 파열 규모가 커 넓은 지역으로 오래 전달되는 반면,내륙 지진은 단층 인근 특정 방향으로 강한 펄스 형태가 나타나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한국이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남서일본이나 규슈,난카이 해곡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면 장주기 지진동이 부산 낙동강 삼각주나 해안 매립지처럼 연약한 퇴적층에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특히 초고층 건물의 고유주기와 맞물리면 흔들림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다만 김 교수는 부산 전역을 위험지역으로 단정하는 것은 경계했다.지역별 지반의 고유주기와 초고층 건물의 실제 응답 자료를 함께 분석해야 위험도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진 피해를 좌우하는 것은 지반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지반은 흔들림의 크기를 키우거나 줄이는 역할을 하지만,실제 붕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건물의 내진성능이라는 것이다.다만 "연약지반이 피해를 키우는 중요한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지진 교육 방식에 대해서도 일본식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지진이 드문 한국에서는 행동이 몸에 익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반복적인 대피훈련이 우선이라는 것이다.그는 "재난문자는 교육이 아니라 이미 훈련된 행동을 시작하게 하는 방아쇠가 돼야 한다"며 장소별 반복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0년 전 경주지진,다시 일어날 수 있다"
이현우 교수는 이번 지진이 맨틀 대류와 판 경계부의 응력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그는 "구마모토는 이러한 과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이라며 "한반도 동남권은 이번 지진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지만 광역적으로 축적된 응력이 단층대를 통해 해소되는 과정에서 일정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2016년 사례를 들었다.당시 구마모토 지진이 발생한 뒤 수개월 후 경주지진이 이어졌다는 것이다.그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성인영화사이트링크모음10년 전과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비의 출발점으로는 노후 건물 안전진단을 꼽았다.활성단층 조사 역시 계속 확대해야 하지만 단순히 연구 예산만 늘리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지역 주민의 재산권과 토지 보상 문제 등 사회적 합의가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활성단층 연구는 이미 수년째 진행되고 있고 예산과 인력도 적지 않다"며 "큰 단층망뿐 아니라 작은 단층망까지 함께 살펴보는 등 연구 접근을 더욱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난 대응 체계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는 "2016년 경주지진과 2017년 포항지진을 거치며 재난문자와 대피훈련 체계는 상당 부분 자리 잡았다"면서도 "일본보다 지진 발생 빈도가 낮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경각심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올해 발생한 베네수엘라 지진과 이번 구마모토 지진을 비교하며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라도 피해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일본은 내진설계와 방재 시스템이 잘 갖춰져 피해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지만,한국은 노후 건물과 시설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강진이 발생하면 오히려 베네수엘라와 유사한 피해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지진이 드문 나라일수록 가장 위험한 것은 방심"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공공 내진율 82.7% vs 민간은 18%"
그렇다면 국내 건물은 지진 발생 시 얼마나 안전할까.
한상환 교수는 숫자로 현실을 설명했다.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기준 공공시설물 내진 확보율은 82.7%다.반면 민간 건축물은 18%에 그친다.
이 같은 격차는 정부 지원 여부에서 비롯됐다.공공시설물은 정부가 연평균 약 5000억원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내진보강을 진행해 왔다.반면 민간 건물은 대부분 중·저층이어서 오랫동안 내진설계 의무 대상에서 제외됐고,대상 건물 수도 워낙 많다.
제도 변화 과정에서도 허점은 뚜렷했다.우리나라의 내진설계 의무는 1988년 처음 도입됐지만,성인영화사이트링크모음2004년까지는 6층 미만 건물이,2016년까지는 3층 미만 건물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모든 신축 건물이 의무 대상에 포함된 것은 2017년부터다.30년 가까운 예외 규정이 이어지면서 상당수 기존 건물은 지금도 내진 성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기존 건물의 내진보강이 여전히 의무가 아니라는 점이다.건물주들이 쉽게 나서지 않는 이유는 초기 공사비 부담과 공사 기간 영업 손실,부족한 정보 때문이다.세금 감면이나 보험료 할인 제도는 마련돼 있지만 지원 규모가 충분하지 않고 홍보도 부족하다.
한 교수는 의무화보다 유인책이 현실적이라고 봤다.건물주가 내진보강에 투자할 만큼 경제적 이익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내진설계·내진보강 여부를 공개하는 방안에도 공감하면서도 "정보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세제 혜택과 보험료 할인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시설물에서 축적한 내진보강 경험을 민간으로 확대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정부가 민간 내진보강을 공공 안전정책의 연장선에서 접근하고 예산과 지원 체계를 함께 마련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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